H-1B 쿼터 전쟁 되돌아보기
이민국은 6월1일자로 지난 5월25일까지 목표치를 넘는 H-1B신청서가 도착해 접수를 마감한다고 발표했다. 5월26일 도착한 신청서는 추첨을 통해 일부만을 접수하고, 5월27일 이후 접수분은 모두 반송하겠다고 한다. 원래 2007 회계년도의 신청서 승인 목표량은 58,200개이지만, 지난 해에 사용하지 않은 6,100개를 합쳐서 총64,300개를 접수했다고 발표했다.
몇해 전 H-1B 쿼터가 19만5천개에서 6만5천개로 줄어든 이후, 첫해에는 당해 회계년도 2월에, 두번째 해에는 회계년도 시작 첫날인 10월1일, 세번째 해에는 회계년도 시작 전 8월10일, 그리고 올해는 회계년도 시작 전 5월25일 쿼터가 마감되었다. 상원의 이민법개혁안대로 쿼터가 11만5천개로 늘어나지 않는 한 내년에는 4월중에 H-1B 쿼터가 마감될지도 모를 일이다.
또 한가지 의아한 점은 지난 5월25일과 26일 하루 사이의 쿼터량 변화이다. 이민국 웹싸이트는 H-1B 접수를 시작한 4월1일부터 몇차례에 걸쳐 친절하게 H-1B 쿼터 소진 숫자를 게시해왔다. 지난 5월25일에는, “총 49,034개의 비자쿼터가 사용되었으며 앞으로 12,000여개 정도의 여유분이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를 접한 이민법 변호사회나 언론은 “지난 4월1일부터의 쿼터 감소추세를 볼 때 하루에 2천~3천개씩 소진이 가능하며, 5월말 내지 6월 초에 쿼터가 마감될 것이니 접수를 서두르라”고 조언했다.
한 한글신문은 이 무렵 밤샘을 해가면서 H-1B서류를 준비하는 한인타운 변호사 사무실의 모습을 스케치 했고, 이민법변호사회는 5월30일 경, “쿼터가 곧 마감될 듯하다”는 전망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민국은 6월1일자 발표문에서 지난 5월25일자로 이미 접수량이 초과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1만2천개가 넘는 신청서가 접수될 수 있었나에 대해 이민법 변호사회는 다음과 같이 추정하고 있다.
지난 해까지 H-1B신청서는 미국의 네군데 광역이민서비스 센터로 접수했다. 그런데 지난 4월1일부터는 버몬트 서비스 센터로 접수창구를 통합했다. 4월1일부터 신청서가 밀려들기 시작하자 버몬트센터는 도착된 신청서의 기본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접수증을 발송하는 것도 힘들어졌다.
이민국 웹싸이트에 주기적으로 발표한 쿼터 사용량은 버몬트 센터에 도착된 신청서의 갯수가 아니라 컴퓨터에 입력시킨 신청서 갯수만을 가리킨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6만1천개라는 접수 목표치에 다가서자, 우체국으로부터 받아만 두고 아직 컴퓨터에 입력하지 못한 신청서의 갯수가 1만여개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테고, 갑작스럽게 접수를 마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
지난 몇년간은 H-1B 쿼터가 차자마자 당일 저녁 또는 다음 날 아침 곧바로 접수 중단을 발표했다. 5월26일과 6월1일 사이에는 일곱 날짜가 있다. 하루에 2천개가 접수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면 7일 동안 총1만4천의 신청서가 헛 배달된 셈이다. 버몬트센터는 반송우편요금으로만 14만달러이상의 예산을 써야할 지 모른다.
신청서 한 개의 사회적 생산비용을 1천달러로만 잡으면 “1만4천개 x 1천달러= 1천4백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신청서 생산비용을 2천달러로 올려 잡으면 2천8백만달러의 손실이다. 5월26일 오후 늦게 쿼터 마감 사실을 알리기만 했어도 피할 수 있었던 비용이다. 버몬트 서비스 센터에 도착한 우편물을 제대로 세는 시스템이 없어서 이민자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다. 이민법 변호사회의 추정이 사실이라는 전제하에서 드리는 말씀이다.
(2006 6 US Korea Daily)